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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사람들
최동수  (Homepage) 2011-02-04 22:01:55, 조회 : 4,566, 추천 : 1243


  남기지 말아야 할 글을 쓰고 싶은 때가 있다.
  이곳 공사 현장에 자리 잡은 지 어언 반년, 공사현장에서 일한지 41년째 되는
장마철이다.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내려 작업일보에는 ‘우천으로 인한 작업중단’으로
기록되는 날이다.

  어제는 시청에 불려갔었다.
집단 민원’ 때문이다.
물론 민원을 야기 시킨 것은 잘못이지만 민원집단의 속셈도 좀 지나면 알게 된다.
결국은 금전보상으로 끝나기 마련이고 그 뒤에는 좀 시끄럽거나 먼지가 나도
상관 않는 게 관행이니까.
근자에 극도로 악성화 하고 있는 집단이기주의적 힘겨루기가 릴레이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어느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그대의 불행쯤은’ 하는 발상에서 나온 행태라고나 할까?

달포 전에는 트레일러 운송기사들이 포항제철 정문을 가로막더니, 직 후에는
부산항만을 마비시키자 결국 정부가 무릎 꿇다시피 요구조건을 몽땅 들어주고야
해결되었다.
며칠 전에는 조흥은행 노조가 은행합병조건을 놓고 정부 측 안에 대해 최종
재가?를 해줌으로서 막을 내렸다.
한때 은행직원끼리는 시중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도 사고
잘 먹고 잘 살다가 은행이 거덜 나자 소위 공적자금(국민의 혈세)으로 보혈주사
맞고, 은행합병까지 하면서 간신히 회생하는 듯하였다.
은행들은 덩치가 커지자 외국은행과 경쟁하기는커녕 무신용 카드를 마구잡이로
발행하여 엄청난 이자로 서민으로부터 단물을 빨아오다가 이제는 카드 채가
누적되어 또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를 떠맡아 버티다 못해 예산이 달려 은행을 팔려고 내놓으니 이번에는
저희들 결재 받으라고,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하든가.

오늘은 또 내일은, 굵직굵직한 것들만 추려 봐도 전교조, 철도노조, 인천지하철 및
양대 노조의 경쟁적 파업계획 등등, 신문을 보면 6,7월 달은 파업의 나날로 스케줄이
꽉 잡혀 있다.

신문 보기가 지겹다.
오로지 자기들만을 위해, 곧 특정집단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모든 법과 사회질서와 경제원칙을 무시하고 그 희생도 불사하겠다는 처사 같다.
여기에 대화와 타협의 정신은 오히려 귀찮기만 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파업으로
이끌어 정부와 국민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져서 본때를 보여야 하고, 끝장을
봐야만 되겠다는 심산이지 싶다.
그 중에도 타협이 안되는 가장 큰 이슈는 주5일 근무제 보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1967년 겨울철에 4개월 동안이나 24시간 연속으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현장에 있는 엔지니어들은 교대 없이 밤낮으로 연속 근무 상태였다.
또 있다.
중동지역 근무 초창기에는 새벽6시부터 밤12시까지 공사를 계속하기도 했다.
가족을 떠나 외국의 공사현장에 와있는 근로자들은 ‘오직 더 잘 살아보자는
마음에서’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았고 그러려니 하고 지냈다.
다 그 시대의 상황에 따른 것이지만, 지금은 이미 다수의 대기업과 은행들이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공무원도 노조설립과 더불어 주5일
근무제를 시작할 예정이라니 세월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이런 흐름의 주된 배경은 우리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행복 추구의 권리’
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좋은 현상이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장차 국민 모두가 이와 같은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 주40시간만 일하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런데 아직도 사회 일각에는 이와는 다른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 꽤나 많다.
바로 우리 현장도 그런 곳인데 토요일은 고사하고 일요일에도 규제를 벗어난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이른 새벽부터 시작하여 어두워지도록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소음으로 인한 행정처분까지 받고서도 말이다.
공사 근로자의 가족들과 인근 주민들의 모처럼의 안식과 행복권을 짓밟으면서
그래도 되는 것인지.
그야말로 전근대적이며 지탄받을 행위이다.
그 이유는 뻔하다.
일개 사업주의 보다 많은 이익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딱한 것은 그런 못된 사고방식을 당연시하고 오히려 애사심으로 혼동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사회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참말로 못 말리는 사람들이다.
그 배경을 알고 보면 할 말이 없다.
봉급도 얼마 안 되지만 싫으면 그만 두라는 거다.
정부에서 정작 근로조건을 개선하여 척박한 삶으로부터 보호하여야 될 사람들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대규모 집단이 아니라 이러한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이들이야 말로 사회에서 차지하는 수효와 기여하는 비중이 더 큰 것이 사실이 아닌가?


어느 공사 현장에서
2003년 6월 24일    


Jason Kim
2003년에 쓰신글이네요...
여기 미국엔 공사(비지니스용)는 시청에서 허가를 내어줄 때부터
일하는 시간대를 정해줍니다.
물론 여기 미국에서 일하는 공사현장 사람들도 그런 법을 모르고 일하는 경우가 많죠..
특히 한국사람들을 상대로 공사를 하다보면 빨리빨리+많이많이를 요구하니깐요..
그러다 보면 늦게까지 일하고 토,일요일에도 일하다가 경찰이 출동하곤 한답니다,.
저도 두어번 당해봐서리...ㅋㅋ
단 소음이나 먼지가 안나는 공사는 어느정도 관대하답니다.
하지만 한국의 근로조건 문제는 돈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일을 많이 시키면 그만큼의 임금를 주어야하는데....ㅋㅋㅋ
지금 2011년도의 한국의 공사근로조건은 좋아졌겠죠....??
2011-02-05
08: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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